동양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해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이들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한 약 4만5000명의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얼마이고, 언제쯤 돌려받을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가 발표될 때까지 정확한 구제 수위를 파악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간 사례를 비춰볼 때 투자자의 원금 회수율은 10~30%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이날 (주)동양, 동양레저 등 동양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해 기업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신속 이전상장제도(패스트트랙) 회생절차를 적용해 채권조사, 기업가치 평가,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집회를 통한 회생계획안 결의 및 인가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약 6개월 후 기업 회생계획안 인가에 따라 투자자들이 돌려받는 규모도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동양그룹의 자산매각 상황에 따라 현금으로 돌려받는 금액의 규모가 결정된다. 지난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웅진홀딩스는 코웨이 등 자산을 매각해 투자자들이 투자금액의 70%를 현금으로 받았다. 나머지 30%는 웅진홀딩스 주식으로 지급됐다.

다만 동양그룹의 경우 계열사마다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달라 각 계열사의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현금으로 돌려받을 금액이 결정 날 전망이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의 경우 파산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액의 10~20% 수준만을 현금으로 돌려받고 나머지는 손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양시멘트 등 나머지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이때 향후 주식의 가치에 따라 손해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

채권의 종류와 상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앞서 저축은행 후순위 채권 투자자들의 배상비율은 20~42%였다. 다만 핵심투자설명서를 받은 투자자들의 배상비율은 20%에 그쳤다. 동양 역시 대부분 투자자가 투자설명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에 20% 수준의 배상비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배상비율이 20%라고 해도 만약 법정관리에 돌입한 계열사가 파산절차를 밟는다면 실제 돌려받는 금액은 실제 투자액의 10% 미만이 된다.

다만 분쟁조정절차 대신 동양그룹이나 동양증권을 상대로 바로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구제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의 경우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증거를 입증하지 못하면 패소하게 된다. 지난 2011년 LIG건설 사태 때 CP 피해자들은 불완전판매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불완전판매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투자금의 반 이상 회수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CP나 회사채의 경우, 투자위험등급이 높은 상품인데다 기본적으로 투자라는 게 본인 판단하에 본인의 책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