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가스 폭발 추정 사고가 발생, 경찰관 2명이 숨졌다.

23일 밤 11시45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6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있는 주택 1층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현장 근처에서 순찰을 하던 대구 남부경찰서 남대명파출소 소속 남모(52) 경위와 전모(39) 경사가 폭발로 튄 유리 등 파편에 맞아 숨졌다. 또 주민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근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은 2층에 주인인 노부부와 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고, 1층에는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취급하는 가스업체 배달 기사가 쉬는 휴게실과 페인트 가게 등이 세 들어 있었다.

첫 폭발이 일어난 1층 휴게실에서는 가스 배달 기사 구모(29)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가 나기 직전에는 휴게실에서 남녀가 싸우는 듯한 소리가 났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건물에서 부부싸움 소리가 들렸다는 부분은 확인된 내용이 아니다”며 “최초 신고자인 택시기사가 폭발 당시 있었던 주민들의 고함과 웅성거림을 부부싸움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가스배달업체 사무실에는 종업원 K(29)씨가 있었으며 K씨는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다 퇴근하려던 중 폭발이 일어나 전신 3도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건물 2층에 있던 주인 부부와 자녀 등은 큰 상처를 입지 않고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휴게실 바로 앞에 주차돼 있던 산타페 승용차의 뒷부분이 1ｍ가량 밀려난 점 등으로 미뤄, 가스 휴게실에 보관 중이었던 액화석유가스가 폭발하며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불이 옆 페인트 가게에 있던 수백 통의 페인트로 옮겨 붙으면서 작은 폭발이 잇따라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구 중부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소방차 48대와 174명의 소방관을 동원해 26분 만인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폭발 사고로 건물 12채와 승용차 13대 등이 부서져 1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가스배달업체 사무실은 주문받고 판매하는 일을 처리하는 곳이지 가스를 저장·보관하는 곳이 아니어서 안에서 정확하게 무엇이 폭발했는지 알 수 없다”며 “자세한 원인은 국과수와 정밀감식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