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나이로비 쇼핑몰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거의 구출했고, 쇼핑몰 건물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에서 21일 낮(현지시간)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하라카트 알샤바브(청년운동)’가 테러 공격을 벌여 한국 여성 1명을 포함해 수십명이 숨졌다. 알샤바브 조직원들은 22일에도 최소 수십명의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진압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알샤바브 조직원 10여명은 21일 정오 무렵 나이로비 웨스트랜드 지역에 있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22일 “지금까지 59명이 사망하고 157명이 다쳤다”며 “범인은 10~15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 적십자사는 실종자가 49명이라고 전했다.

웨스트랜드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며, 사건이 벌어진 쇼핑몰은 교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공격 당시 쇼핑몰에 있던 교민들은 대부분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영국인과 결혼해 나이로비에 거주하던 한국 국적 강문희씨(38)가 숨졌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주케냐 한국대사관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간 강씨의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국립시신안치소를 방문해 강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정부는 22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사태를 빨리 끝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의 관심은 모든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는 것이고, 그것이 (진압) 작전이 까다로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1998년 알카에다가 나이로비 시내 미국대사관을 폭탄 공격해 213명이 사망한 이래 케냐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테러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무장 진압 작전은 일몰 직후에 쇼핑몰 상공을 비행하던 헬리콥터의 특수부대원들이 쇼핑몰 지붕을 통해 건물 안에 진입하면서 시작됐다.

진압 작전으로 총 4명의 군인이 다쳤으며, 테러범들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